청옥불 (장만옥, 원표 주연)

 

 

1989년도인가 겨울로 기억되는데 말이다.

 

난 당시 부산전자공업고등학교를 다니고 있었는데 아마도 기말시험이 가까이 오고 있었던 시점이다.

 

김정배 라는 친구와 함께 부산 남포동 국도극장에서 심야 영화를 보고 집까지

 

걸어서 갔던 기억이 난다. 엄마한텐 시험공부하러 독서실 간다고 뻥 쳐놓고는 친구와 함께

 

극장에 간 거다. 그리고 심야 영화를 보고 지하철 코스로 20코스가 넘는 거리를 걸었던 거다.

 

지금 생각하며 미친 짓이었지, 영화가 자정을 넘어서 새벽 1시경에 끝났나 싶은데

 

집에 오니 날이 밝아오고 있었다. 5시간 이상은 걸었던 거 같다. ㅋㅋ

 

왜 걸어왔는지는 지금 생각하면 기억이 안 난다. 택시타고 올 수도 있었을 거 같은데

 

왜 걸어서 5시간 이상을 걸어서 집으로 왔던 건지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다.

 

그래서 죽을 때까지 잊혀지지 않을 에피소드다.

 

영화는 장만옥, 원표 주연의 '청옥불' 이다. '금동기협' 이라고도 하던데

 

국내 개봉명은 '청옥불'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