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한마당

제사나 차례 불공 드릴 때 대략적인 순서

평양의수족관 2020. 3. 5. 16:44

형 제사를 절에서 지내고 돌아왔다. 지금까지 살면서 매년 차례나 제사,  형 제사를 지냈지만 사실 순서등을 명심하거나


기억해야겠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이래서는 안 될 거 같았다. 정말 기본적인 순서에 대한 큰 틀은 어느정도


감을 잡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나이 먹어서 이런 것도 모르면 기본도 못하는 그런 소리를 들을 거 같다. 이러면 곤란하다.




1. 집에서 제사를 지낼 경우 아버지가 혼자서 솔잔에 술을 세 번 따라서 절을 하신다. 난 그 때 하지 않는다. 아버지 혼자서


향을 피우고 술을 따른 후 절을 하신다. 향을 피우면서 귀신을 불러오게 하여 이제  시작하겠습니다 라고 인삿말을 하는 개념이다.


술잔에 술을 따를 땐 내가 아버지를 거들어야 한다. 아버지 혼자서 하셨지만 기본적으로 내가 거들러야 한다.


2. 이후에 아버지와 내가 같이 절을 한다. 물론 그 땐 아버지가 거들어서 나에게 술을 따라주시고 난 술잔을 세 번 돌려서 인사한 후 제삿상에 올린다.


아버지와 내가 함께 절을 한다. 본격적인 제사가 시작된  거다. 만약에 다른 사람들이 있다면 차례로 돌아가며 술잔에 술을 부어 제삿상에 올린 후


절을 한다. 이 단계로 2차가 끝난다.


3. 이 때 까진 밥뚜껑은 닫혀있고 숟가락, 젖가락은 제삿상 위에 빈 그릇에 올려져 있다. 지금부터 3차가 시작되는데 밥뚜껑을 열고 숟가락을


밥 위에 눌러 꽂은 후 젖가락은 나물이나 생선 위에  가지런히 올린다. 그리고 술잔에 술을 부은 후 다시 제삿상에 올리고 절을 한다.


역시 2차 때와 마찬가지로 돌아가면서 순서대로 술잔에 술을 따른 후 제삿상 위에 올린 후 절을 한다.


4. 3차가 끝나면 아버지와 나는 잠깐 바깥에 나가 있는다. 다른 일동이 있으면 모두 바깥에 나가 있는다. 귀신이 조용히 혼자서 식사를 하시라는


의미다. 2~3분 정도 있다가 다시 들어오는데 이 땐 숭늉이나 물을 준비해서 들고온다. 제삿상 위에 있는 국은 치우고 숭늉이나 물을 올려서


밥을 세 번 정도 살짝 퍼서 숭늉에 혼합해서 잘 퍼지게 한다. 밥은 살짝만 세 번을 퍼야 된다. 귀신이 식사를 다 하고 물을 마시게 하는 그런 의미다.


수저는 모두 거둬들여서 숭늉 그릇 안에 놓아야 된다. 식사를 다 했기 때문에 수저를 거둬들이는 거다. 밥 뚜껑도 닫아야 된다.


그리고 다시 술잔에 술을 부어서 따른 후 제삿상에 올리고 마찬가지로 절을 순서대로 한다. 일동이 절을 모두 마쳤으면 각각의 음식을


다른 빈 그릇에 떼내어 담고 이 음식을 바깥에 내놓는다. 음식을 떼내어서 바깥에 내놓는 이유는 다른 떠돌아다니는 귀신들에게 우리가 제사 음식을


대접하는 것이니 맛이라도 보고 가시오 이런 의미다.


불공 드릴 때도 이 개념과 거의 흡사하다. 물론 1,2차는 사라지고 3,4차만 한다. 왜냐하면 밥숟가락을 밥 위에 눌러 꽂는 걸 맨 먼저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술을 따른 후 절을 하고 또 몇 분간 불공을 드리고 국 그릇 치우고 숭늉에 밥을 세 번 퍼서 혼합해서 퍼트린 후 술을 따른 후 절을 하고 마친다.


1,2차는 사라진고 3,4차만 하는 순서다. 어쨌거나 전반적인 순서는 똑같은 거다.




제사 지내는 순서는 이렇게 크게 4가지 순서의 개념을 잡으면 될 거 같다.


부끄럽지만 전체적인 순서에 대한 개념을 이제서야 잡아봤다. 그래도 지금이라도 이렇게 하는 것이 다행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