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한마당

강추 일본소설 10선

평양의수족관 2009. 12. 25. 18:18

 

밑의 글은 DP 에서 퍼온 글이다. 차근차근 읽어볼 계획이다.

 

1. 13계단 - 다카노 가즈아키
제가 일본 미스터리 소설 추천을 부탁받을 때 1순위로 추천하는 작품입니다.
그런만큼 몰입도가 굉장하구요. 이 소설은 47회 에도가와 란포 상 수상을 만장일치로 하면서 유명해진 작품이죠.
추천사를 그 유명한 미야베 미유키 여사께서 쓰신 걸로 유명합니다.
현지에서는 100만부 넘게 팔린 걸로 알고있고, 영화화까지 해서 유명세를 제대로 탔던 작품입니다.
다카노 가즈아키라는 작가는 원래 TV 와 영화의 각본가로 활동을 했다가, 늦으막히 데뷔한 작가입니다.
그 데뷔작이 바로 13계단인데, 첫 작품이 이정도라는건 굉장하다는걸 읽으시면 느끼실 겁니다.
(하지만 그의 후속작까지 모두 이정도 수준은 아니라는 점이 상당히 안타깝습니다. ㅎㅎ)
하지만 이 소설 만큼은 그만큼 준비가 잘 되어있는 소설이라고 말씀드리고 싶구요.
이 소설은 내부의 추리라던가 스토리 보다는 사형제에 대한 구조 설명과 사형제 자체에 대해 많은 생각을 던져주는 작품입니다.
13계단을 완독하시면 대충 일본 사형체계가 눈에 보이실 거구요.
(일본은 아직도 사형제를 실제 시행하고 있는 선진국 중 몇안되는 나라입니다. 불과 4개월 전에도 사형을 집행했구요. 그 유명한 미야자키 쓰토무가 이번에 사형집행 당했죠.)
그 구조에 대한 이해도 물론 충실했지만 그보다 더 눈여겨 볼 점은 사형수와 사형을 집행하는 자의 심리를 매우 잘 묘사했다는 겁니다.
특히나 실제 사형을 집행 하는 간수들의 정신적인 압박과 고통을 잘 그려낸 수작이라고 봅니다.
또한 전공이 법학인 학생에 입장에서 조금만 더 말씀드리자면 일본 법체계는 우리와는 상당히 다릅니다.
원죄의 개념도 약간 다르구요, 특히 일왕의 사면제까지 있기 때문에 이 책의 사형 구조와 집행은 우리와는 다르다는 걸 약간 인지하시고 보시면 더 도움이 되겠네요.
(일단 우리나라는 실질적 사형 폐지국입니다. 사형수와 사형 집행자의 처지에 대해 큰 고민 안하시고 보셔도 될겁니다.)

2. 그레이브 디거 - 다카노 가즈아키
이왕 다카노 가즈아키 얘기가 나왔으니 한 작품만 더 추천하겠습니다.
그레이브 디거는 13계단과는 달리 가볍고 스피드있게 진행되는 소설입니다.
추리 소설이라기 보다는 한편의 영화 각본같은 소설로 흥미도 있고 재밌습니다.
뭐 내용은 간단한 권선징악의 내용에, 또 골수기증 홍보까지 되니 일석이조의 책이라고 할 수 있네요. ㅋㅋ
이 책을 읽으시면 왠지 나도 골수기증을 해야할 것 같은 느낌이 드실 겁니다.
재밌고 박진감있는 그야말로 킬링 타임에 좋은 소설이라고 생각 됩니다.
문제는 현재 다카노 가즈아키라는 작가 소설 중 추천할 작품은 이 두가지 정도라는 겁니다.
특히나 '유령 인명 구조대' 같은 소설은 정말 비추라고 하고 싶습니다.
작품에 생각을 담는 작가인건 잘 알겠지만, 아무래도 작품 별로 기복이 있는 작가라고 보여지네요.
참고로 개인적인 추억을 덧붙이자면, 이 책의 주인공이 도주하는 경로에 제가 일본 여행 당시 묵었던 호텔 뒷길을 지나는 장면이 있더라구요.
하마마츠쵸의 치산 호텔인데, 바로 뒤가 철로로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그 밑으로 지나는 굴다리가 굉장히 싸한 곳이어서 지나면서 기억에 남았었는데 주인공이 그 길을 따라 도망치는걸 읽고는 묘한 느낌이 들더라구요. ^^;;
뭐 개인적인 감상입니다. 그래서인지 더 애착이 가네요. 재미와 스피드 두가지는 확실히 보장하는 책입니다. ㅎㅎ

3. 점성술 살인사건 - 시마다 소지
잠깐 현대 일본 미스터리 물을 보았으니 이제 정통 미스터리 소설을 보실 차례인 것 같습니다.
시마다 소지의 점성술 살인사건은 일본 문예춘추가 뽑은 20세기 일본 미스터리에서 4위를 차지한 영광의 작품입니다.
그야말로 빛나는 정통 고전파 소설이라고 볼 수 있구요. 트릭 하나로 책 전체가 빛이 나는 작품입니다.
참고로 일본 미스터리 소설은 고전파와 사회파로 나눌 수 있습니다.
고전파란 예전의 추리소설 방식으로 트릭이 주된 내용이고, 기발한 트릭을 쓰는 범인과 그 범인을 잡는 탐정의 이야기가 주된 내용입니다.
반면에 사회파는 범죄의 문제점을 사회적인 구조와 병폐에 있다고 보고 트릭 보다는 범인과 그 주변의 인간관계, 사회의 문제에 주목하는 소설들입니다.
점성술 살인사건은 이중 고전파 소설에서는 반드시 손꼽히는 명작이죠.
이 소설의 기발한 트릭은 일본 만화 소년탐정 김전일에서도 오마쥬로 나올 정도로 세기의 트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점 때문에 만화 김전일을 보신 분은 트릭이 기억나실 수 있습니다. 이게 최악의 스포일러죠.)
만약 트릭에 대한 사전지식 없이 소설을 읽으신다면 다 읽고 나신 후 그 기발함에 무릎을 치실 겁니다.
시마다 소지는 1948년 생으로 1979년부터 소설을 썼다고 해요. 의외로 늦게 출발한 작가인 셈이죠.
덤프트럭 운전수에서 일러스트레이터, 가수로까지 활동하며 다양한 일을 하다가 작가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작품의 트릭 중에는 일본 각 지역에 묻힌 시신들 얘기가 나오는데, 덤프트럭 운전수의 경험이 상당히 들어갔다고 보여집니다.)
1980년에 이 소설을 완성해서 '점성술의 매직' 이란 제목으로 발표했는데, 이게 26회 에도가와 란포 상에서 최종심의까지 올랐다가 탈락했습니다.
위에 다카노 가즈아키가 13계단으로 에도가와 란포 상을 받은게 47회니까요, 얼마나 선배인지 알 수 있겠죠? ^^;;
하지만 그 후 기발한 트릭으로 인해 출판되자마자 팬들에게는 굉장한 성원을 받았다고 합니다.
소설 자체가 오래되었다보니 소설 속 배경도 굉장히 오래된 시대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빛이 나는 트릭 하나만 봐도 꼭 읽어볼 가치가 있는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4. 대유괴 - 덴도 신
문예춘추 얘기를 위에서 하다보니 이 소설을 빼놓고 지나갈 수는 없겠더라구요.
일본 문예춘추가 뽑은 20세기 미스터리 베스트 1위가 빛나는 대유괴 입니다.
우리나라의 엄청난 졸작 영화 권순분 여사 납치사건의 원작이기도 하구요, 하지만 영화와는 달리 정말 명작인 소설입니다.
뭐 소설 내용 자체는 영화로도 많이 알려진 내용 그대로구요. 특별한 트릭이나 반전도 없고, 독자들이 짐작하는 그대로의 소설입니다.
하지만 이 소설이 빛나는 이유는 등장인물들이 모두 살아있다는 점과 재미와 감동이 동시에 있는 소설이라는 점을 꼽을 수 있겠네요.
이 소설은 굉장히 오래된 소설입니다.
덴도 신이라는 작가는 1915년 생으로 동경대 출신이라고 하니, 그 시절에 얼마나 엘리트였나 알 수 있죠.
그럼에도 이 소설은 1978년 발표된 소설입니다. 덴도 신이라는 작가가 어느정도의 커리어로 이 소설을 썼는지 짐작이 가시죠.
제 32회 일본 추리작가협회 상 수상작으로, 일본 소설의 내공을 짐작할 수 있는 소설이라고 생각됩니다.
특별한 점은 없지만, 할머니의 재치와 기발한 작전, 그리고 범인들의 순박함에서 소소하고 조용한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5. 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 우타노 쇼고
일본 반전 소설의 양대산맥 중 '살육에 이르는 병' 과 함께 한 축을 이루는 작품입니다.
그만큼 이 소설의 반전은 엄청나서 제대로 뒤통수를 후려치는 재미를 느끼실 수 있습니다.
이 소설을 읽으시다보면 마지막 10페이지 정도를 남겨두고 첫페이지부터 다시 펴보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겁니다.
아직까지 제가 이 소설을 추천해서 반전을 알아맞힌 사람이 없는 걸로 보면, 차라리 반전을 알아내는데 집착해서 소설의 재미를 놓치는 것 보단 그냥 속아주자는 마음으로 편하게 재미를 만끽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제목과 표지에서 느껴지는 연애소설의 느낌과 소설의 내용이 크게 다르지 않구요.
가볍지만 나름 심각한 면도 잠깐씩 나오는 재미있는 연애소설을 읽고 계시다는 느낌으로, 이게 끝이야 싶을 때 쯤 반전이 튀어나옵니다.
본 소설은 2004년 발표 당시 57회 일본추리작가협회 상과 4회 본격미스터리 대상을 쓸이해간 작품입니다.
그만큼 반전에만 집착한게 아닌 제대로 지은 소설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약간의 힌트를 드리자면 이 소설은 절대 영화화나 연극화 할 수 없는 작품이라는 점, 생각하시면서 읽으시면 되겠네요. ^^;;

6. 검은 집 - 기시 유스케
최근 일본 미스터리 소설계의 유명 작가 중 한명이죠. 기시 유스케의 작품입니다.
검은 집은 뭐 우리나라 영화로도 만들어진 적이 있고, 또 영화도 잘만들었다고 호평을 받았으니 무슨 내용인지 아시는 분이 많으실 것 같네요.
저는 참고로 영화를 보진 않았습니다.
(뭐 영화나 소설이나 어느쪽을 보셨건 느끼셨으리라 생각됩니다. 두번 보고 싶지는 않은 내용이죠. ^^;;)
여하튼 소설만 읽은 저로서는 소설은 정말 잘 쓴 소설이라고 생각되구요.
미스터리 쪽에서도 추리 보다는 호러에 많이 치우친 개성있는 작품이죠.
덕분에 발표 후 제 4회 일본 호러대상을 수상하기도 한 작품입니다.
기시 유스케는 유명한 교토대학 경제학부 출신이구요. 동 학교에 걸출한 미스터리 소설 작가들이 많이 배출됐죠.
(교토 대학하면 일본에선 관동에 동경대, 관서에 교토대라고 불릴 만큼 명문 대학입니다.)
엘리트 출신답게 졸업 후 생명보험회사에 다녔다고 하는데요. 검은 집은 그때의 경험이 바탕이 된 소설이겠죠.
보험회사를 다닐 때의 지식으로 소설 속에서는 보험에 대한 전문지식들이 많이 나오며, 그게 또 재미 중 하나입니다.
소설 막판의 약간 아쉬운 부분은 있긴 하지만, 끝까지 공포스러움을 잘 이끌고 나간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7. 푸른 불꽃 - 기시 유스케
기시 유스케 하면 바로 이 작품을 빼놓을 수 없죠.
일본에선 약간 오버해서 일본판 '죄와 벌' 이라고까지 평가받은 수작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검은 집도 매우 훌륭했지만, 이 푸른 불꽃이 더 애착이 가네요.
작품 속 주인공의 심리 묘사가 매우 일품이며, 그의 처지와 결정이 상당히 동감이 갈만큼 심리적 과정이 잘 묘사된 작품입니다.
소설 속 주인공이 고심해서 만든 기발한 트릭도 소설을 읽는 재미를 한층 더해줍니다.
(물론 주인공의 연애 이야기도 재미와 씁쓸함을 동시에 안겨줍니다.)
참고로 소설 속 트릭은 완점범죄라고 생각되어 유사 범죄가 일본에서 일어날 것을 염려하여 작가가 직접 해당 트릭은 완전범죄 트릭이 아님을 밝힌 바도 있죠. ^^;;
잘 만든 심리묘사와 트릭의 소설이라고 생각되고, 소설에서 주인공의 마지막 결정도 나름 수긍이 가게 잘 쓴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8. 관 씨리즈 - 아야츠지 유키토
일명 관 씨리즈로 유명한 아야츠지 유키토입니다.
기시 유스케보다 한살 어린 1960년 생으로 기시 유스케와 마찬가지로 교토 대학 출신입니다.
그 유명한 교토대 미스터리 연구회 출신이죠.
1987년 십각관의 살인 발표 이후 시계관의 살인, 미로관의 살인, 그리고 최근의 암흑관의 살인까지 관 씨리즈를 발표하고 있는 작가로, 신고전파의 대표 작가라고 불리우는 작가입니다.
신고전파란 한동안 일본 미스터리 소설계가 고전파에서 사회파로 대세가 바뀐 후 상당기간이 지났는데, 이에 반해 다시한번 고전파의 부흥을 꾀하며 등장한 것으로 대표 작가가 바로 아야츠지 유키토입니다.
1992년 시계관의 살인으로 45회 일본추리협회 상을 수상하며 명실공히 유명 작가의 반열에 올라섭니다.
최근에는 독자들을 두께의 압박으로 또다른 공포로 몰아넣은 암흑관의 살인까지 발표했죠.
개인적으로는 십각관의 살인이 약간 작품성을 모자르지만 읽어보시라고 권하고 싶고, 작품성은 솔직히 시계관의 살인이 훨씬 더 낫습니다.
십각관의 살인의 또다른 재미는 등장인물들이 세계 유명 추리소설 작가들의 이름으로 별명을 쓰고 있다는 점이구요.
일본판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라고 불리는데, 그 설명이 딱 맞다고 생각됩니다.
역시나 고전파와 맥을 같이하는 탐정 시마다 키요시가 등장하고, 소설 속 트릭도 기발한 점이 많습니다.
요즘 시대에 정통 트릭을 구사하는 몇 안되는 작가이고 특히나 재밌는 점은 책 속에서 독자에게 도전을 하는 글을 남기는 점입니다.
탐정 vs 범인의 구도가 아닌 작가 vs 독자의 구도로도 읽을 수 있는 작품들입니다.
요즘은 관 씨리즈만을 추종하는 팬들이 있을 정도로 매니아 층을 형성하고 있는 작가입니다. 고전파의 매력을 느끼셨다면 요즘 시대에 이만한 작가가 없다고 생각되네요.

9. 옥문도 - 요코미조 세이시
배분으로 따지자면 1 순위로 소개드렸어야 하는데, 대접이 소홀했네요. ^^;;
(지금 이 추천 순서는 절대 작품의 질과 작가의 역량과는 상관없이 지금 그냥 제가 생각나는 순서라는 점을 알려드립니다. ㅎㅎ)
그 유명한 일본의 명탐정 긴다이치 코스케가 사실상 처음으로 등장하는 소설입니다.
1902년 생인 작가는 일본 추리소설계의 아버지인 에도가와 란포의 권유로 이쪽 세계를 시작했다고 하는 전설적인 이야기가 있죠.
마찬가지로 오히려 요즘은 더 유명하다고 할 수 있는 소년탐정 김전일이 범인의 트릭에 격분하며 외치는 할아버지의 명예가 바로 이 긴다이치 코스케의 명예입니다. ㅎㅎ
(참고로 긴다이치 코스케는 김전일의 외할아버지입니다. 만화 속 구성은 외할아버지는 김전일이 어릴 때 LA 로 떠나서 사실상 김전일의 기억 속에는 그리 남아있을 것 같지 않은데, 김전일은 할아버지의 명예가 그리도 소중하긴 했나 봅니다.)
김전일은 긴다이치 하지메를 우리 식으로 한자로 그냥 읽은거죠. ^^;;
여하튼 실제로 김전일이 긴다이치 코스케에게 탐정에 대해 배우진 않았어도 혈통은 못속이는지 만화 속 김전일은 할아버지인 긴다이치 코스케처럼 대충 죽을 사람 다 죽은 후에 유유히 등장해서 다끝난 사건을 해결하곤 합니다.
(만화 속 김전일도 사실 이런 긴다이치 코스케에 영향을 받지 않았나 싶어요. ㅋㅋ)
일반적인 탐정의 번뜩이는 추리라던가 멋들어진 모습과는 달리 긴다이치 코스케는 소설 속에서 행색도 후줄근하고 말투도 어눌하게 그려집니다.
요코미조 세이시의 소설은 2차 세계대전 직후의 이야기가 주로 다뤄지고 있습니다. 소설 속 긴다이치 코스케도 2차 세계대전에 참가했다 돌아온 청년이죠.
고전파의 시조라고 불릴만한 소설로 일본에서는 엄청난 인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매년 긴다이치 코스케의 특별 드라마가 방영될 정도로 아직도 인기가 많습니다.
작가의 소설의 특이한 점은 막 전쟁이 끝난 후 급변하는 사회와는 달리 고립된 봉건적인 사회들이 등장하면서 봉건적인 옛 사회의 폐쇄성이 기묘하게 그려지고 있다는 겁니다.
그 기묘함이 뛰어나게 묘사된 작품이 바로 옥문도라고 생각되구요. 뭐 이런 폐쇄적인 장소에서 겪는 사건은 그후의 소설들도 마찬가지긴 합니다.
옥문도에서는 섬찟하게 느껴질 정도의 기묘한 모습들이 그려지고, 이는 시대와는 역행하는 모습이 왜곡되며 일으키는 사건과도 연관이 되어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트릭 중 중요한 부분이 일본 전통의 시조라고 할 수 있는 하이쿠의 형태라 우리가 범인을 맞추는 데는 어려운 점이 있지만, 뭔가 왜곡되고 기묘한 느낌을 느끼시기에는 충분하리라 봅니다.
옥문도 이후에도 팔묘촌, 악마의 공놀이 노래에 이어 최근에는 이누가미 일족까지 시공사에서 깔끔하게 번역하여 출간하고 있으니 소장가치도 높아지고 일석이조죠. ^^;;
가장 최근에 나온 이누가미 일족은 저도 사놓고 아직 읽질 못했네요. 마찬가지로 명작이라 추앙받는 소설이니 걱정 안하고 읽어야 겠습니다.

10. 모방범 - 미야베 미유키
일명 미미 여사로 불리는 그 유명한 미야베 미유키의 일생의 역작입니다.
발표된 후 제 52회 예술선장문부성과학대신상, 55회 마이니치 출판문화상 특별상, 5회 시바 료타로 상 수상 등 각종 상을 싹쓸이 한 작품입니다.
약 5년간 잡지에 연재된 작품으로 그 양도 방대하여 초기에 작품을 접하시는 분께는 꽤나 진입장벽이 높은 작품입니다.
하지만 이 소설은 사회파 소설의 금자탑으로 불리는 명작으로 일본 사회파 소설을 읽으시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작품이 되겠습니다.
미야베 미유키는 맨위의 13계단이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할 때 위원장을 지냈으니 일본 내에서 배분이 어느정도인지는 짐작하실 수 있을 겁니다.
그야말로 사회파 작가 중 단연 최고의 작가로 손꼽히는 작가입니다. 1960년 생으로 고졸 후 법률 사무소에서 일한 경험으로 현재 여러가지 소설을 쓰고 있죠.
이유 등 유명한 소설들이 많이 있지만, 저는 모방범을 최고로 뽑고 싶습니다.
이 작품은 방대한 양임에도 끝까지 몰입성을 놓치지 않는 작품입니다. 그만큼 구성이 탄탄하게 쓰여졌다고 할 수 있구요.
피해자와 가해자가 중점이던 사회파 소설에서 피해자의 가족까지 등장하며 기존의 범위를 넓혔다는 것도 크게 평가할 수 있겠죠.
이 사회의 병폐와 개인의 성장, 성격의 뒤틀린 문제, 피해자 가족의 아픔과 범죄의 잔혹성을 잘 다룬 수작입니다.
특히나 2부에 나오는 몇몇 장면은 이게 과연 사람인가 싶을 정도의 묘사도 나오고 있구요. ^^;;
마지막엔 안타깝게도 허망한 결말이 나와 많은 팬들이 실망하긴 했지만, 그래도 길게 끌어온 이야기를 어떻게든 마무리 했다고는 보여지네요.
처음부터 잘 구성되고, 잘 쓰여진 소설이란 무엇인지 보여주는 소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