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한마당

2010년 휴가 총정리...

평양의수족관 2010. 8. 3. 11:53

2010년 휴가를 정리해본다. 출발은 07월 31일날 했다.

 

점심경에 느즈막히 출발해서 저녁 즈음 속리산 자락에 자리를 잡았다. 음식점도 많고 모텔, 여관도 많고

 

어쩌다가 2만원짜리 민박을 하게 되었다. TV도 없어서 가져간 책을 좀 읽을 수 있었다. 여행 중 책을 읽는 건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다. 속리산, 계룡산 모두 마찬가지였지만 속리산은 입장료 3000원, 계룡산은 2000원을 내야 되는

 

우라질같은 경우를 봤다는 거다. 속리산은 법주사에서 출발했고 계룡산은 동학사라는 절을 시발점으로 택한 것이

 

잘못이다. 그러니까 사찰 구경을 안 해도 여기서 산을 탈려는 사람은 어쩔 수 없이 사찰 입장료를 지불해야 된다는 거다.

 

도대체가 말이 안 되는 경우다. 절 구경을 안 하는데 왜 절 입장료를 내고 산을 타야 되는가, 정말 불합리한 경우라서

 

굉장히 기분이 나빠졌지만 하늘과 바다같은 심성으로 참고 또 참으려 인내를 가졌다.

 

속리산은 국내 국립공원 산 중 6번째로 지정된 만큼 그 역사가 길어서 많은 이들이 찾는다. 계룡산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로

 

붐볐고 역시 산 정상에도 궂은 날씨임에도 사람들이 좀 더 많았다. 가장 일반적 코스는 법주사에서 출발 문장대를 거쳐 정상인

 

천왕봉에 오르고 이후 다시 법주사로 내려오는 코스일 거다. 개인적으로 경치는 문장대에서 천왕봉에 이르는 코스가 가장 좋았다.

 

수려하기도 하고 속리산에 가는 사람이라면 문장대 - 천왕봉을 꼭 걸어보라고 권한다.

 

혼자가는 여행이 가장 불편한 건 사진 찍기다. 표정관리도 잘 안 되고 일일이 부탁하기도 귀찮고 거시기하고 그래서 여행 중

 

내 사진은 거의 없다. 정말 그 점이 아쉽다. 또 한 가지는 밥 먹기다. 이런 행락철에는 많은 이들이 쌍쌍이나 친구들하고

 

같이 오는데 나 같이 홀로 가는 사람들은 밥 먹기가 여간 곤혹스러운 게 아니다. 대략 3일동안 제대로 된 식사는 딱 2끼만

 

먹었다. 9끼 중 2끼만 제대로 된 식사를 하고 나머지는 그냥 빵이나 기타 다른 것들로 채웠다. 특히 계룡산에서는

 

전부 오리고기, 소고기 집 밖에 없어서 도대체 혼자서 먹을 만한 식당이 없더란 말이다. 학을 떼겠더만,

 

모텔에 들어갔는데 말이다. 4만원 하더라, 와~ 생각보다 싸서 매우 좋았는데 또 웃기는 일은 콘돔을 무려 3개씩이나 주고

 

여성청결제를 주더란 말이다. 그냥 웃어넘겼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3개씩이나 주면 하룻밤에 사람 잡으란 말인가,

 

하루에 3개를 어떻게 다 쓰냐, 얼반 사람 죽이는 거지, 여사장님은 아무리 생각해도 생각이 없는 거 같다. ㅋㅋㅋ

 

속리산에서 한참을 걷고 그 다음날 다시 계룡산에서 한참 걷고 다리가 띵띵하다. 나이를 먹어서 그런가 다리에 몰린 피로가

 

생각보다 더 하다. 아무리 해발고도가 낮아도 연속 이틀 산 정상을 오른다는 건 이제 무리가 오는 거 같다.

 

이번 산행으로 주왕산부터 시작된 나의 산 정복은 치악산, 소백산, 월악산, 가야산, 설악산, 속리산, 계룡산 총 8곳의

 

산을 밟았고 정리해보니 오대산, 북한산, 내장산, 지리산, 덕유산, 월출산, 한라산 7곳만 남게 되었다.

 

지리적인 특성상 연속 이틀 산 정복을 할 기회는 없는데 어쨌거나 이번 산행도 무사히 잘 마쳐서 대단히 감사, 고마운 마음을

 

가진다. 누군가가 산에 왜 올라가냐고 물어보면 뭐라고 답할 것인가?

 

그건 간단하다. 그저 젊었을 때 많은 걸 경험하고 느껴보고 늙어서 그걸 다시 회상해보고 싶다고...

 

산 정복이 다 끝나면 또다시 뭔가를 찾아내겠지., 그 뭔가는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서서히 나타나겠지...

 

아~~~~~~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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