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악마를 보았다 (I Saw the Devil, 2010)

평양의수족관 2010. 8. 15. 01:06

 

 

 

 스산하고 음침한 알 수 없는 곳에 각종 연장들이 가지런히 정열되어 있다.

 

긴 칼, 짧은 칼, 큰 칼, 작은 칼 그 외에 뭔가를 묶을 수 있는 체인과 밧줄등도 덤으로 놓여져 있다.

 

바닥에는 투명한 큰 비닐이 깔려있고 그 위엔 옷 한 점 걸치지 않은 젊은 여자가 피투성이가 되어 누워있다.

 

이미 각종 둔기로 얻어 맞아서 여자는 정신도 못 차리고 그저 낮은 목소리로 신음소리만 내뱉고 있다.

 

그리고 살인마는 그런 여자들을 사정도 안 봐주고 팔, 다리를 싹둑 잘라버리고 나중엔 급기야 머리마저

 

두 동강 내버린다. 영화 '악마를 보았다' 는 바로 이런 영화다.

 

두 번이나 제한상영가 판정을 받았고 세 번째서야 우여곡절끝에 청소년 관람불가의 판정으로 가까스로

 

살아남아서 극장에 걸린 거다. 그리고 결과적으론 참을 수 없는 잔혹함에 이미 큰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최민식은 이병헌 애인의 팔, 다리,가슴, 목까지 고기 썰듯이 무참히 썰어버리고 그 댓가로 개 맞듯이 죽도록 맞는다.

 

각종 연장들로 이미 그의 몸은 자신의 몸이 아닌 거다. 하일라이트는 물론 목이 댕강 날아가는 거지만

 

그래도 제일 잔혹했던 건 아킬레스 건을 아주 상세한 묘사로 끊어버리는 거다. 지옥불을 맛보는 듯한 비명소리는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섹스씬도 아주 강렬하면서도 자극적이고 뭐 하나 밋밋한 것이 없다.

 

강약의 조절감은 없고 무조건 센 것만 찾는다. 결국엔 극장 문을 나설 땐 뭔가에 얻어맞은 듯한 멍한 자신의

 

모습만 발견할 뿐 영화를 다시 되새겨볼 여유가 전혀 없다. 왜 이토록 잔인하고 차마 눈 뜨고 보기엔 역겨울 정도로

 

영화를 만든 것인가, 한국영화중 이토록 참혹한 영화가 또 있었던가, 청소년 관람불가라고 하지만 이런 무참한

 

영화는 정말 보기에 불편하다. 이런 영화가 안 나오길 바라는 난 역시 센 사람은 결코 아닌 모양이다.

 

그나저나 최민식도 개싸이코였지만 이병헌도 그에 못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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