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직자 Valentine이 죽은 날이 바로 밸런타인 데이다.
이 양반이 로마 황제한테 꼬리 세우다가 목이 댕강 달아난 날이 바로 02월 14일인거다.
그래서 이 날은 사실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지내야 되고 결코 축제의 날이 아니란 말이다.
이걸 일본 제과 업체가 머리 굴려서 여자가 남자한테 초콜렛을 주며 사랑을 고백하는 걸로
변질시켜 버린 거다. 얍삽한 일본 쪽발이들, 그것이 산 넘고 물 건너 바다 건너서 우리나라에
정착해버렸으니 이 일을 어쩐데...
각설하고 연주랑 밸런타인 데이 이벤트를 벌인 거다. 처음엔 그냥 저녁이나 먹고 간단히 차나 한 잔 할
참이었는데 글쎄 얘가 셔츠도 두 장이나 주고 초콜렛도 주네, 어머나 세상에, 이렇게 기특할데가....
기특하기 보단 너무 고마웠던 거다. 바쁠텐데 시간을 내서 셔츠도 두 장이나 사고 초콜렛을 사고 자기도
나름 어떤 것이 좋을까 이런저런 고민을 많이 했을 거다. 그런 고민의 시간을 보냈다는 것에 너무 감사하고 고맙단 말이다.
우리의 이벤트는 어제 일요일에 진행되었고 다른 이들에게 얘기할만큼 특별하진 않지만 그래도 나에겐
너무 좋았단 말이다. 연주하고 나만 좋으면 되는 거잖아. 다른 사람들이 거기에 끼어들 여지는 없는 거다.
자정넘어 택시 타고 오면서 메세지도 보내고 서로 안부 인사를 하면서 하루를 마감했다.
오늘 일을 하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과연 1년, 2년, 3년이 지났을 때 난 얘한테 얼마나 최선을
다하고 처음의 그 마음을 유지할 수 있는가 하고 말이다.
초심을 유지하기 위해선 오직 노력,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는 결론을 얻었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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