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두산 공원에서 내려오자마자 잠시 걸으면서 갑자기 얘가 집에 가잔다.
어머나 세상에, 뭔 소리냐? 아직 시간이 8시도 안 됐는데, 나 참 기가 막힐 일이다.
심한 좌절 모드가 되어서 피곤한 모양인데 그럼 집에 가야지 하고 그냥 대답을 해버린 거다.
곰곰이 생각을 했다. 이러면 안 된다. 뭔가 새로운 극적인 대반전을 이끌어내야 된다는 목표가
생겼다. 그래서 여기까지 왔는데 영화는 한 편 보면 정말 좋지 않을까 하고 넌지시 말을 던졌다.
그런데 얘가 좋다네, 내가 말을 안 했으면 섭섭한 듯이 흔쾌히 응한다.
그렇다면 집에 가자는 말은 그냥 튕긴 거냐? 연주 너 이러면 정녕 아니되옵니다.
우리가 본 영화는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 이라는 영화였는데 난 사실 그닥 재미는 없었는데
얘는 뭐가 웃기고 재미있는지 자주 웃더라, 난 하나도 안 웃긴데, 고로 이 친구는 재미없는 것에도
잘 웃는 경향이 있다는 걸 대충 파악했다.
영화가 다 끝나니 10시 30분이 되었다. 이젠 정말 집에 갈 시간이다. 마지막 관문이 하나 생겼다.
얘랑 방향이 다르기 때문에 과연 버스 정류장까지 같이 걸어 주느냐 마느냐의 문제다.
마지막 고민이었는데 그래서 다시한번 정류장까지 같이 갈까? 하고 또 넌지시 말을 던지니
당연하지 라고 외친다. 같이 안 갔으면 굉장히 섭섭할 듯, 그래서 또 정류장까지 가서 버스 올 때까지
같이 있어줬다. 그리고 버스를 태워주고 난 내 갈 길로 발걸음을 돌리면서 집으로 돌아온 거다.
이것이 바로 우리들이 4일 하루를 보낸 일과였는데 여기서 말이다.
정말 중요한 교훈이 있다. 그건 말이다. 다음 3장에서 나의 의견을 피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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