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 이야기

태종대 시리즈 (유쾌한 도전은 계속 되어져야 한다. 2편...)

평양의수족관 2011. 4. 16. 19:01

 

용두산 공원에서 내려오자마자 잠시 걸으면서 갑자기 얘가 집에 가잔다.

 

어머나 세상에, 뭔 소리냐? 아직 시간이 8시도 안 됐는데, 나 참 기가 막힐 일이다.

 

심한 좌절 모드가 되어서 피곤한 모양인데 그럼 집에 가야지 하고 그냥 대답을 해버린 거다.

 

곰곰이 생각을 했다. 이러면 안 된다. 뭔가 새로운 극적인 대반전을 이끌어내야 된다는 목표가

 

생겼다. 그래서 여기까지 왔는데 영화는 한 편 보면 정말 좋지 않을까 하고 넌지시 말을 던졌다.

 

그런데 얘가 좋다네, 내가 말을 안 했으면 섭섭한 듯이 흔쾌히 응한다.

 

그렇다면 집에 가자는 말은 그냥 튕긴 거냐? 연주 너 이러면 정녕 아니되옵니다.

 

우리가 본 영화는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 이라는 영화였는데 난 사실 그닥 재미는 없었는데

 

얘는 뭐가 웃기고 재미있는지 자주 웃더라, 난 하나도 안 웃긴데, 고로 이 친구는 재미없는 것에도

 

잘 웃는 경향이 있다는 걸 대충 파악했다.

 

영화가 다 끝나니 10시 30분이 되었다. 이젠 정말 집에 갈 시간이다. 마지막 관문이 하나 생겼다.

 

얘랑 방향이 다르기 때문에 과연 버스 정류장까지 같이 걸어 주느냐 마느냐의 문제다.

 

마지막 고민이었는데 그래서 다시한번 정류장까지 같이 갈까? 하고 또 넌지시 말을 던지니

 

당연하지 라고 외친다. 같이 안 갔으면 굉장히 섭섭할 듯, 그래서 또 정류장까지 가서 버스 올 때까지

 

같이 있어줬다. 그리고 버스를 태워주고 난 내 갈 길로 발걸음을 돌리면서 집으로 돌아온 거다.

 

이것이 바로 우리들이 4일 하루를 보낸 일과였는데 여기서 말이다.

 

정말 중요한 교훈이 있다. 그건 말이다. 다음 3장에서 나의 의견을 피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