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 이야기

15년만에 기차 여행을 가다, 여긴 진주수목원

평양의수족관 2011. 5. 29. 23:41

15년 가량 되었다. 그 기간에 난 기차라는 걸 한번도 타보지 못했다. 안 한 것이 아니고 못한 것이다.

 

군대 제대하고 삼성자동차에 면접보러 서울에 갈 때 새마을호를 탄 것을 끝으로 단 한번도 기차를 타보지

 

못했으니 벌써 15년 이상이 흘렀다. 당연 KTX는 근처에도 가보지 못했다.

 

오늘 난 우리 애인 연주님과 진주수목원에 다녀오면서 기차를 탄 것이었다. 무척 고무적인 일이었단 말이다.

 

오전 10시 부전역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미리 정했고 늦지 않게 역에 도착했다. 날씨는 무척이나 흐렸고 오히려

 

이런 흐린 날씨가 수목원 다녀오는데 더 운치가 있지 않을까 위안을 삼았다.

 

출발 시간은 오전 10시 30분이었고 진주수목원 도착 시간은 12시 47분 예정이었다.

 

떨림과 흥분속에 무궁화호는 출발했고 15년만에 타보는 기차는 오소소 흥분감마저 들었다. 예전엔 비둘기호가 가장

 

느렸지만 통일호마저 없어진 마당에 이젠 무궁화호가 가장 느려터진 기차가 돼버린 현실인 거다. 아~ 옛날이여...

 

시간이 점차 흐르면서 날시는 개었고 햇볕이 쨍쨍한 것이 눈이 부실 정도였다. 우린 기차안에서 이런저런 얘기도 많이 나눴고

 

그런 시간들이야 말로 서로를 알 수 있고 호흡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들이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진주수목원에 내렸고 우리도 그들과 함께 동행하면서 입장을 했다. 역시 그곳 날씨도 쨍쨍했고

 

울 애인이 싸온 김밥도 먹고 수목원 내부를 이곳저곳 많이 둘러봤다. 나이가 있어서 그런가 좀 쉽게 지쳤다.

 

지쳐버린 이유엔 날씨도 있다. 무더워서 갈증도 쉽게 느꼈고 걷는 것이 많이 피곤했다. 어느 그늘진 벤치에서 한참을 누워있었는데

 

아마도 두어시간은 누워 있었나보다. 벤치에서 일어나니 어머나 세상에 시간이 오후 5시 30분인 거다.

 

수목원은 오후 6시에는 퇴장을 해야 하므로 고작 30분밖에 있을 여유가 없었다. 아직 많은 곳을 둘러봐야 되는데

 

30분 여유밖에 없으니 완전 낭패였다. 벤치에 너무 오랜 시간 눌러 있었던 것이 이런 재앙을 만들고 말았다. 덴당할...

 

풍경 사진이라도 좀 찍어야 되겠다 싶어서 그나마 이런저런 곳을 날뛰며 카메라에 담았다. 여유 시간이 많으면 더 많은 곳을 둘러볼텐데

 

하는 아쉬움은 정말 가슴을 메어지게 하는 구나. 그렇게 퇴장을 하면서 허겁지겁 사진을 찍고 마무리를 지었는데 하지만 우린

 

벤치에 누워 있으면서 정말 많은 대화를 나눴고 그런 대화는 어쩌면 수목원 내부를 구경하는 그런 것들보단 훨씬 더 유익하고

 

우리 연주님을 이해하고 알게 되는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진주수목원 여행은 이렇게 끝났다.

 

이야기는 계속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