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 이야기

비록 2012년 상반기는 그냥 흘려보냈지만

평양의수족관 2012. 6. 24. 01:19

우리 애인이 아르바이트가 아닌 매장 직원으로 일하게 되면서 우린 야외 나들이를 한번도 가지 못했다.

 

작년 우린 거의 매달 야외 나들이를 한 번 정도는 갔었는데 그래서 에피소드가 많이 쌓였는데 2012년 상반기는

 

그런 에피소드가 전혀 없다. 주말에 항상 근무를 하기 때문에 도저히 시간을 맞출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대형 마트의 경우엔 소상인들 보호 명목아래 일요일 강제 휴무라는 법의 제재속에 쉴 수도 있는데 백화점은

 

그런 것도 없고 주5일제니 하는 말은 딴나라 세상 얘기일 뿐이다. 주말에 더 바쁘고 더 힘든 게 백화점 직원들이다.

 

그런 대한민국이 참 싫다. 결국 그건 우리 애인과 나 사이에 에피소드를 전혀 만들지 못하는 것으로 귀결되었고

 

여기에도 달리 쓸 말이 없는 상황을 초래하게 된 거다. 그래도 변하지 말아야 할 것은 우리 두 사람의 사랑이다.

 

에피소드가 없다고 사랑이 변하고 신념이 변한다면 그건 있어서도 안 되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

 

에피소드는 부가적인 일에 불과한 거다. 살다보면 그런 두 사람의 추억을 만들 기회가 없는 시기도 있고

 

추억을 만들 기회가 있는 시기도 있다. 지금은 그저 추억을 못 만드는 시기일 뿐이지 너무 아쉬워 하거나 낙심하지 말라.

 

어차피 신혼여행 가서 좋은 에피소드를 많이 만들면 되지 않겠는가, 내가 바라는 건 두 사람의 에피소드보단

 

항상 생각하는 거지만 우리 애인의 건강과 행복지수가 높아지길 바랄 뿐이다. 백화점 일은 감정노동이기 때문에

 

사람들 상대하다 보면 인간들 자체에 실망을 하고 분노와 좌절을 겪는다. 그런 일을 하는 사람들 총칭해서

 

감정노동자라고 한다. 서비스 업계에 있는 사람들은 통상 전부 감정노동자라고 하면 맞는 말이다.

 

암튼 2012년 상반기가 이렇게 흘러갔지만 에피소드가 전혀 없는 것 보단 애인의 행복지수가 별로 나아진 것이 없는 거 같아

 

그것이 그저 마음이 아플 뿐이다. 하반기엔 그런 것들이 조금씩 더 나아지는 푸근한 세상이 오길 바라며

 

오늘은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