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 이야기

우리 애인이 편안해지길...

평양의수족관 2012. 1. 25. 15:27

이번 설날에 뜻깊은 일이 있었다. 내가 11월 말에 애인 집으로 첫 인사를 다녀왔는데 설날에 애인이 우리 집으로

 

인사를 하러 왔다. 부모님께 첫 인사를 하러 온 거다. 우리 두 사람은 이미 나이가 많기 때문에 사실 이것저것

 

가리고 따질 여유는 없다. 큰 빚을 졌거나 몸이 크게 아프거나 하는 그런 문제가 아니라면 양가가 마다할 이유가 없다.

 

우리 애인은 나보다 나이가 세 살 하고도 절반이나 많다. 처음엔 몰랐는데 나중에 지나고서야 알았지만 그건 문제가 될 이유가 없다.

 

내가 그녀를 사랑하는 이유는 사람의 인성이나 인품이 유순하고 나와 이것저것 사소한 것에서부터 코드가 맞기 때문이다.

 

비록 나이는 많지만 나와 평생을 함께 하는덴 세 살 반이나 많은 나이가 문제가 될 이유는 아닌 거 같다.

 

그녀는 롯데백화점 넥타이 매장에서 근무를 하는데 셔츠 매장에 있다가 거기로 옮겼다. 요즘 매장 일이 바뀌면서 적응이

 

잘 안 되는 모양이다. 힘들다는 문자도 많고 그런 것들이 나의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 나는 어떠한 일을 겪어도 잘 참아내고

 

견딜 자신도 있지만 애인이 힘든 건 참 마음이 불편하기 그지없다. 내가 끊임없이 용기를 불러내주고 화이팅을 외쳐준다 해도

 

결국 그 모든 걸 견뎌내고 감내하는 것은 우리 애인 혼자의 몫인 거다. 그 누구도 대신해주지 못한다.

 

그런 걸 잘 알기 때문에 더욱 나의 마음은 불편하다. 이번 설날에도 하루만 쉬었다. 유통 업체들이 설날 하루만 쉬거나

 

아니면 하루도 휴무를 주지 않았던 거다. 어쩔 수 없이 그런 모든 것들을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이 그저 서글프기 짝이 없다.

 

세상이 더 편하고 살기 좋은 환경이 되었지만 우리들 삶은 왠지 더 팍팍해지고 찌들어버린 거 같다.

 

과연 우리가 더 나이 먹고 늙어버렸을 때 이 세상이 어떻게 변화되었는지 알 수 없지만 먼 미래를 생각하지 전에

 

그저 우리 애인이 지금보단 더 편안해지고 평안해지길 기원할 뿐이다. 애인에게 무한한 에너지와 넘치는 용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