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한마당

휘발유가 날 속였다? 아님 내가 낚였다?

평양의수족관 2012. 7. 25. 21:15

퇴근하고 돌아오는 길에 갑자기 오토바이 시동이 꺼지면서 시동이 안 걸린다.

 

주행중에 시동이 갑자기 꺼지는 경우는 매우 드문 경우다. 그리고 설사 시동이 꺼졌다 해도

 

버튼만 누르면 바로 시동이 걸린다. 엔진이 충분히 열이 올라있기 때문에 금방 시동이 걸린다.

 

오늘 드문 상황에 직면했는데 버튼을 눌러도 시동이 안 걸린다. 무척 당황스러웠다. 갑자기 왜 이러지?

 

오토바이가 미쳤나? 싶었다. 연료 탱크를 보니 기름이 거의 바닥을 드러냈다. 순간 기름이 다 떨어졌구나

 

생각했는데 문제는 땡전 한 푼도 없다는 것, 이렇게 돈이 다 떨어지는 경우도 드문 경우다.

 

굉장히 드문 경우의 수가 동시에 발생하는 사상 처음있는 일이 발생한 거다. 한 30분을 생각했다.

 

이 골치 아픈 경우를 어떻게 하나 하고 말이다. 서면 근처에 아는 사람이 있나 골똘히 생가하니 바로 떠오르는 사람,

 

메트로시티 임승순 아지매가 떠오른다. 우리 애인은 오늘 하루 쉬는 날이었다. 어떻게 이렇게 최악의 경우가 발생하는지,

 

오토바이 시동이 갑자기 꺼지고 땡전 한 푼 없고 애인도 하루 쉬는 날, 경우의 수가 어떻게 이렇게 최악을 맞는 건지, 거 참...

 

암튼 애인한테 전화해서 승순이 아지매한테 내가 간다고 전화 넣으라고 하고 무조건 백화점으로 향했다.

 

그래도 화장실에 들러서 세수는 하고 갔당께, 하루종일 일 하고 세수도 안 하면 사람 꼴이 말이 아니라서 그나마 세수는 하고 갔다.

 

승순이 아지매 나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거 같더라, 금방 알아보고 구석진 자리에서 봉투를 내민다.

 

1만원만 얘기했는데 2만원을 넣었네, 하마터면 1만원만 빼고 봉투를 버릴 뻔 했다. 혹시나 싶어서 다시 보니 1만원이 더 있는 거다.

 

와~ 1만원 버릴 뻔 했다. 얘기도 안 해주고 암튼 다행히 2만원 잘 챙겼다.

 

나중에 기름 넣어서 시동 걸어보니 얼레 시동이 안 걸리네, 어머나 오토바이가 진짜 미쳤나봐,

 

혹시나 싶어서 발로 시동을 걸어봤다. 어머나 발로 시동을 거니 시동이 걸리네, 그렇다면 기름이 없어서 시동이

 

안 걸린 게 아니란 결론인데, 와~ 아찔해졌다. 더운데 백화점까지 걸어갔다가 기름 사서 다시 걸어오고 개고생했는데

 

기름이 없어서 그런 것이 아니란 말이지? 정신이 정말 아득해져왔다.

 

아무리 생각해도 아찔하네, 다시 생각해도 정말 아찔하다.

 

정신줄이 살짝 빠지는 그런 느낌, 날씨가 더워서 오토바이가 살푼 맛이 갔던 모양인데 나를 개고생 시키지 말라,

 

덕분에 나의 귀중한 저녁 시간은 이렇게 다 흘러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