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한마당

2009년 여름휴가의 단상...

평양의수족관 2009. 8. 3. 18:38

음~ 올여름 휴가는 유달이 이런저런 에피소드가 많이 기억에 남는다.

 

일단 내비게이션 부재의 문제가 가장 크게 느껴졌던 건데 전혀 지리를 모르는 상황에서

 

어디에서 숙박을 해야 되고 특히 길찾기의 문제는 나를 지치게 만드는 가장 큰 요소였다.

 

뺑뺑이라고 해야 되나, 도대체 밥 한 끼 먹을려고 20km 이상이나 나가야 되고 왔다갔다 소비된 시간,

 

기름값, 어디 문제가 그 뿐이겠는가, 고속도로 잘못 들어서 다시 되돌아가질 않나, 어~휴 정말

 

골에 박힌 머리카락이 다 빠질듯한 느낌, 어~휴 정말...

 

차량 상태도 부실해서 이거 퍼지는 거 아닌가 하는 것도 문제였고 결국 오대산 진고개 방향으로 넘어가다가

 

해발 1000m 고도의 고개를 못 넘고 다시 수십 킬로미터 이상의 거리를 되돌아간 것도 매우 힘든 기억이다.

 

문제는 거기서 그친 게 아니고 여관이나 모텔도 없는데다 방값도 십만원이나 달라고해서 이거 완전 학을 떼겠더만

 

미친 거 아냐, 결국엔 이후의 모든 계획을 접고 강릉까지 내려갔는데 어머나 거기도 방값을 십만원 달라네,

 

다른 방이 없단다. 살인적인 수준이 아닌 집단학살적인 수준이었다.

 

뺑뺑이 돌다가 여관 찾은 게 6만원 달라해서 그나마 안도의 한숨으로 하룻밤 자고 다음날 부산으로 내려왔는데

 

사실 그 넘의 여관도 6만원 수준은 아니었다. 기껏해야 4만원 수준 될까말까인데 개뿔이다, 6만원은 무슨...

 

짙은 안개와 어두움, 범상치 않은 바람은 밤운전을 하는데 등골이 오싹했고 내가 진고개를 넘어가지 못한 적지 않은 이유이기도

 

했는데 아무튼 이런저런 사연이 많았던 여행이었고 가장 힘든 여행이기도 했다. 설악산에서의 고된 산행으로

 

오대산 등정은 결국 눈물을 머금고 포기할 수 밖에 없었고 가장 안타깝고 아쉬운 부분으로 남는다.

 

내가 계속 여행을 할 거라면 내비게이션 문제는 정말 심사숙고해야 될 것이고 큰 숙제임을 다시한번 느꼈다.

 

설악산이라는 거대한 산을 올랐다는 것과 3대 악산인 치악산, 월악산 모두 한번씩 정상에 등정했다는 의미를 되새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