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강남 1970 (2015)

평양의수족관 2015. 1. 25. 21:38

 

 

 

 

유하 감독의 '거리 3부작' 마지막 작품이었다.

 

거리 3부작이라고 불리우는 이유는 말죽거리 잔혹사에서 서울 양재동 일대를 보여줬고

 

비열한 거리는 말 그대로 거리가 들어가고 강남 1970에선 서울 강남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었다. 개봉 전부터 무척이나 기대가 컸었고 꼭 보리라 마음 먹었던 작품이었다.

 

배우 김래원의 연기도 궁금했었고 유하 감독의 이전 작품들도 괜찮게 본 터라 기대는 증폭됐었다.

 

기대를 충분히 만족시키지는 못했지만 전체적인 작품은 꽤 인상깊었고 특히 이민호 라는 배우가

 

강렬하게 남는다. 그는 지금까지 꽃남자 역할만 했었고 그런 이미지가 강했는데 이번 작품을 통해서

 

완전히 다른 이미지의 연기도 가능하다는 걸 증명시켰다. 감정의 선이 굵고 깊은 연기력을 볼 수 있었고

 

영화 보기 전에 난 김래원에 대해서 기대를 가졌었지만 보고 난 이후엔 김래원보다 이민호 라는 배우가 훨씬

 

더 강하게 다가온다. 그는 누구보다 멋지면서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를 보여줬다.

 

넝마주의 김래원이 3년 이후에 갑자기 양복 쫙 빼 입고 한자리를 차지한 상남자로 변신한 모습에선 도저히 뜬금없는

 

장면이라 이해할 수 없는 장면이기도 했지만 영화는 드라마적 요소가 제법 잘 표현됐다고 할 수 있겠다.

 

한편으론 이런 드라마가 너무 길어서 좀 함축적으로 표현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가져보지만 암튼 영화에서 보여지는

 

주된 요소는 액션이라기 보다는 드라마적 요소를 더 깊게 표현해주고 있다.

 

마지막에 김래원과 이민호가 정부 권력자에 의해서 둘 다 죽음을 당하는 것에서 결국 소모품의 결말이 어떤지 충분히

 

공감이 됐고 삶의 본질이 무엇인가? 하는 철학적인 생각도 가져볼 수 있는 모습이었다.

 

김래원이 격렬하게 섹스하는 장면은 보너스 장면이라 하면 좋을 듯, 충분히 강하면서 센 장면이지 않나 싶다.

 

영화의 하일라이트 씬인 황토뻘에서 개떼처럼 패싸움 하는 장면은 150여명의 인력이 꼬박 일주일간 촬영된 장면이라고 하며

 

유하 감독 특유의 액션 장면을 볼 수 있다. 빗속에서 싸우는 장면이 상당히 이채로우면서 멋지게 촬영된 씬이었다.

 

빠질 수 없는 게 OST인데 필리핀 가수라고 알고 있는데 Freddie Aguilar의 Anak 이라는 주제곡이다.

 

김래원, 이민호 두 젊은 청춘의 이야기와 가사의 의미도 일맥 상통하고 곡에서 풍기는 리듬도 무척이나 잘 어울린다.

 

드라마가 너무 길어서 좀 지루한 감도 없진 않지만 유하 감독의 거리 3부작 마지막 작품으로 충분히 각인을 시켜줬고

 

이민호, 김래원의 연기도 박수를 받기에 전혀 부족함도 없다. 중견배우 정진영도 좋았고 기타 다른 조연배우들도

 

자신들의 캐릭터를 잘 소화해냈고 영화가 끝난 이후에도 뭔가 먹먹한 감정이 남는 작품이라 요근래에 본 영화 중에선

 

최고가 아니었나 싶다.

 

 

Freddie Aguilar - An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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