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한마당

종이책의 미래를 위협하는 것들...

평양의수족관 2009. 11. 18. 12:06

◆종이책의 미래를 위헙하는 것들

전자책(e북)이 종이책을 대체할 것이라는 대전제는 이제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낡은 장서를 보관하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들여 지하 서가를 만들었지만 단 한 번도 읽히지 않는 책들이 부지기수다. 물리적으로 찾기도 어렵고 마이크로 필름으로 보관해 둔 것은 별도의 인쇄 작업이 필요하다. 도서관을 ‘책들의 무덤’, 종이책들을 ‘환경오염의 주범’이라 부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e북이 단숨에 인쇄제본책들을 대체하고 주류 매체로 자리 잡기는 어려워 보인다. 넘어야 할 산이 많아서다.

1. 단말기의 선택 폭을 넓혀라

현재 전 세계에 판매된 e북 단말기는 160만∼170만대. 연말께 200만대가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대표적 제품은 아마존의 ‘킨들’. 2007년 처음 출시된 이후 현재까지 80만대가 판매돼 여전히 독보적 인기를 모으고 있다. 킨들의 인기에 힘입어 소니·삼성전자·아수스·아이렉스·아이리버 등 국내외 전자업체 20여곳이 출사표를 던졌다. 애플이 아이폰에 e북 리더를 탑재하면서 노키아·모토로라 등 휴대폰 제조업체도 대응 제품을 내놓기로 했다. 2010년이면 e북을 읽을 수 있는 매체가 전용 단말기에서부터 스마트폰, 노트북PC와 넷북 등으로 급속히 늘어날 전망이다.

2. 표준 포맷의 콘텐츠 확산

킨들은 e북에 독자적인 표준을 적용하고 있다. 후발주자들을 따돌리기 위해 전자책 국제 표준인 e펍(PUB)은 지원하지 않는다. 반면에 소니·아이리버 같은 후발주자는 표준 포맷에다 t×t·pdf·doc 등 여타의 문서 표준도 지원한다. 여러 가지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을 부각한다. 문제는 아마존이 킨들용으로 제작한 e북 콘텐츠와 반스앤드노블이 타 제조업체를 위해 만든 e북 콘텐츠가 호환이 안 된다는 점. 아마존과 반스앤드노블은 각각 30만권과 70만권의 e북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독자를 위해서는 두 진영이 시너지가 날 수 있는 대승적 협력이 필요하다.

3. 무선 접속·멀티미디어 기능 도입

현재 킨들은 전자잉크(e잉크)를 사용해 가독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읽기 편하고 눈이 피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반면에 후발주자들은 음악과 동영상 재생, PC와 연동 등에 열을 올린다. 화면도 컬러 디스플레이로 바꿨다. 책뿐만 아니라 다양한 멀티미디어를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전략이다. 무선 접속은 이제 필수다. 3G 네트워크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새 e북을 구매하고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는 신문도 볼 수 있다.

4. 대중화할 수 있는 가격이 관건

신형 킨들DX는 499달러, 킨들2는 299달러다. 비싸다는 게 중론이다. 이에 소니는 최근 200달러대의 신제품 ‘포켓 에디션’을 내놓았다. 아수스도 일반 책 모양의 형태를 지닌 듀얼 디스플레이의 신제품을 163달러(약 20만원)라는 파격적 가격에 내놓기로 했다. 9.99달러로 고정화된 e북 콘텐츠 가격도 대중화하기 위해서는 더 떨어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포레스터리서치는 e북이 매력 있는 제품이 되려면 리더가 50달러대, 콘텐츠가 2.5달러대로 떨어져야 한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과연 지금의 책장이 사라질 그날이 올지 모르겠습니다. 책장에 꽂힌 책을 바라보는 흐뭇한 모습도 기대하기 어려운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