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야기

'삼국지' 대미를 장식하며...

평양의수족관 2009. 12. 3. 12:56

 

 

 

 

사실 매우 창피한 일이지만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전집을 처음부터 끝가지 정독한 경우가 단 한번도 없었던 거 같다.

 

기억을 아무리 더듬어봐도 10권이나 되는 전집류의 책을 읽은 기억이 안 난다. 읽었다 하더라도 띄엄띄엄 읽었다거나

 

중간에 왕창 빼머고 중요 이야기만 읽은 기억만 존재할 뿐 정독을 한 경우가 없었다.

 

삼국지를 다 읽음으로서 이런 창피한 경우를 없앨 수 있었고 책을 가까이하는 사람이 한번은 읽어봄직한 필독도서를

 

다 읽었다는 뭐랄까 뿌듯함, 긍지와 자부심 이런 것마저도 느껴진다. 그만큼 여태껏 책을 안 읽었었다는 반증일 것이다.

 

대략 한 달 정도 시간이 걸렸고 중간에 다른 책도 읽긴 했지만 2권부턴 10권까지 다이렉트로 쭉~ 읽었었다.

 

제갈공명 사후 이후의 이야기는 긴장감과 재미가 떨어지긴 했으나 삼국이 어떻게 망했고 어떻게 천하통일이 이루어졌는가에

 

대한 또다른 묘미를 느낄 수 있어서 나름 괜찮기도 했다. 일단 마지막 내용을 간단 정리하면 대략 이러이러하다.

 

제갈공명이 죽은 이후에 촉나라는 머지 않아 국력이 많이 쇠퇴한다. 비록 공명을 대신해서 그의 제자 '강유' 가 북방정벌을 시도하지만

 

그 역시 계속해서 실패를 하고 내부적인 갈등과 음모로 인해 결국은 좌절당한다. 황제도 그렇고 나라의 대신들도 이미 썩을대로

 

썩어서 더이상 나라의 존립은 위험해지고 결국 위나라의 공격으로 큰 대미지를 받으면서 항복을 하기에 이른다.

 

촉나라를 냉큼 삼켜버린 위나라는 이미 '사마염' 이 정권을 잡은 상태고 이후에 진나라로 개명을 하고 서서히 밑동네 오나라 침공을

 

계획한다.  근데 오나라 역시 황제나 나라의 관리들이 다 썩어빠진 상황이었고 촉나라와 마찬가지로 백성들은 궁핍해지고 민심은

 

황제를 떠나버려 더이상 나라의 기틀이 다 빠져버려서 진나라에게 항복을 하면서 자연스레 천하통일이 이루어진다.

 

100여 년간의 역사를 다룬 삼국지 이야기가 진나라의 통일로 이야기가 끝을 맺게 되는 순간이다.

 

그러고보면 천하통일은 결국 촉나라와 오나라 두 황제의 무능함과 나태함, 우유부단함 등이 서로 맞물려서 이루어진 셈이다.

 

한 나라의 최고 권력자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나라의 흥망성쇠가 달려있다는 걸 여실히 보여준 마지막 장면인 거다.

 

삼국지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등장인물이 나오고 그들이 가진 성격과 특징, 인물됨됨이를 볼 수 있고 그들이 어떻게 죽을 수 밖에 없었고 어떻게 위기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았냐를 보면서 현대시대에 그런 것들을 조화롭게 접목시켜서 좀 더 현명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하는 본보기가

 

된다는 것이 아마도 그런 이유일 테다. 물론 스케일이 크고 수많은 캐릭터의 등장은 이야기의 집중에 방해가 되고 누가 누군지

 

알아보기 위해서 책 앞장을 자꾸 들춰봐야 하는 단점도 있지만 그 정도는 감수해야 할 부분이 아니런지,

 

중국의 4대 기서 중 가장 으뜸인 '삼국지', 수백년 동안 처음의 판본과 이야기가 조금씩 변형되고 인물들의 묘사가 시대에 따라

 

바뀌기도 했지만 그만큼 많은 후세들에게 이야기는 전해졌고 읽혀졌다는 건 삼국지의 가치가 시대와 세대를 초월하고 있음을

 

우린 알아야 할 것이다. 누군가 얘기했다.

 

"난 읽었다. 고로 글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