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남영동 1985 (2012)

평양의수족관 2012. 12. 15. 11:11

 

 

 

굉장히 보기 불편한 영화였다. 누군가는 중학생 아들하고 같이 봐도 좋은가? 질문을 던지기도 했는데

 

절대로 비추한다. 성장기 아이들이 보기엔 너무너무 불편한 영화가 될 거 같아서다.

 

시종일관 김근태의 고문 장면만 나온다. 구타는 기본이고 샤워기 호스를 들이대서 물 먹이고

 

고춧가루 퍼부어서 물 먹이고 전기 고문하고 나중엔 생똥도 싸고 하혈도 하고 이건 정말

 

보기 역겨울 정도다. 고문은 인간의 육체에 큰 상처를 입히지만 그에 못지않은 영혼을 파괴시키므로

 

그런 걸 보고 있는 우리들도 데미지를 입을 수 밖에 없다. 개개인의 차이는 있겠지만 이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지 못하고 벌써 IPTV로 풀린 이유는 너무 보기 불편한 장면이 대부분이기 때문일 거다.

 

이근안은 엊그제 회고록 출판 기념회를 가졌다고 하는데 과연 이 사람이 회고록을 출판하고 언론에 노출되는

 

것이 바람직한 가에 대해서는 의문을 던져본다. 암튼 '남영동 1985'는 정말 보기 불편한 영화였다.

 

이근안 역할의 이경영과 김근태 역할의 박원상은 가장 빛나는 연기를 보여준 배우들이다. 박원상은 개고생을

 

한 것이 역력하고 이경영은 뭐랄까 차분하면서도 무게감있는 제대로 된 고문기술자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오히려 박원상보다 더 강렬한 연기력이 돋보였다. 명계남도 악랄한 모습을 보여줬고 문성근은 '부러진 화살' 처럼

 

냉랭하고 차가운 전형적인 나쁜 놈 역할이 역시 인상깊었다. 배우들의 연기는 모두들 나무랄데 없이 최고였고

 

영화도 전체적으로 일관된 분위기가 유지되는 등 좀처럼 단점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러나 아까도 얘기했지만 일반인들이 보기에 역겨운 그런 장면과 분위기로 인해 대규모 흥행에는 성공하기

 

어려운 구조적인 태생이 한계로 작용할 수 밖에 없었고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대한민국의 이런 과거사가 상처로 남지만 쉽게 잊어서는 안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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