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한마당

대림정밀이여, 영원하라...

평양의수족관 2014. 4. 17. 22:35

 

엊그제 일찍 마치고 창원이 형한테 부탁을 하러 갔었다. 다음주부터 놀게 되면 형 회사에 가서 일 좀 하겠다고,

 

돈은 안 받고 그냥 일 하겠다고 그랬다. 집에 있어봤자 그냥 책 읽고 영어공부 하고 이런 일을 하게 될 거다.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고 어떻게든 머시닝센터 일을 배워야 되고 내가 직접 만져보고 셋팅도 해보고

 

계속 감각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돈도 안 받고 일을 하겠다고 그랬다. 지금은 이렇게라도 해야 그나마

 

영양가 있는 날들을 보내게 되는 거다. 형이 흔쾌히 승낙을 해줘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여겼다. 얘기 끝마치고

 

돌아오면서 대림정밀에 들렸다. 음료수 한 박스 사가지고 들렸다.

 

사장은 없었고 봉경이 형님하고 용호 형님 두 분만 달랑 일을 하고 계셨다. 그런데 말이다.

 

그 분위기가 너무 썰렁하고 황량하기 그지 없더란 말이다. 활기차고 기계들도 쌩쌩 돌아가야 되는데

 

무슨 절간에 온 것도 아니고 분위기는 착 가라앉았고 적막감 마저 돌더란 말이다.

 

그동안 있었던 얘기를 들어보니 직원들도 다 퇴사했고 예전에 많던 물량들도 확 줄어들었고 그래서

 

지금은 재고품도 많이 깎고 일거리도 별로 없단다. 제대로 일을 빡세게 하는 것 같지 않더란 말이다.

 

그런 얘기를 들었을 때 난 무척이나 가슴이 아팠다. 난 2009년 12월 24일 대림정밀에 입사해서 2012년 07월에 퇴사를 했었다.

 

2년 7개월 가량을 이 회사에서 근무를 했는데 내가 cnc 선반 기능인으로 성장하는데 만약 대림정밀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 것이다. 내가 기능인으로 설 수 있었던 초석을 다졌던 곳이 바로 대림정밀이었단 말이다.

 

이곳에서 난 나름대로 많은 고민과 정신적인 압박과 스트레스와 싸워가며 일을 배웠고 기능인으로서의

 

나름 자립 할 수 있었다. 그래서 내 인생에 있어서 정말 잊을 수 없는 고마운 회사라고 누구에게도 말할 수 있었다.

 

그런 회사가 잘 되어야 기분이 좋을 텐데 예전의 활력있던 분위기는 온데간데 없고 쓸쓸하기 그지없는 분위기는

 

정말 가슴이 아프기까지 했다. 먹먹한 그런 느낌과 아픈 느낌들,

 

내가 거쳐온 다른 회사들은 망하든 불이 나든 별 상관도 없고 신경도 안 쓰겠지만 대림정밀 만큼은 잘 돼 가지고

 

예전에 내가 근무했을 때보다 훨씬 발전하고 번창하는 그런 회사로 다시 발돋움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난 이곳에서 생애 최초로 4주 연속으로 야간근무도 했고 500kg이 넘는 스테인레스 단조품도 가공을 해봤고

 

방진구 작업도 해봤고 기타 기억에 남는 그런 일들을 많이 겪었다. 75만원이 넘는 가공품 불량도 내봤고

 

선임자와의 트러블로 펑펑 울어보기까지 했었다. 힘든 작업을 성공해서 나 자신이 대견하고 자랑스러웠던 그런

 

기억도 있었고 내가 이제 기능인으로 많이 성장했구나 자부심도 느꼈봤던 기억도 있었다.

 

그런 회사가 바로 대림정밀이었다. 내 비록 또다시 다른 회사를 알아보는 힘든 처지에 놓여있어서 다른 일에 신경을

 

쓸 겨를이 없지만 대림정밀 만큼은 예외가 될 것이다. 더 잘 되길 바라는 마음과 더 활기찬 회사로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이 전달되길 기원한다, 대림정밀이여, 영원할 것이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