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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오사카 여행을 기억하며...

평양의수족관 2016. 12. 25. 14:34

여행가기 전엔 상당한 기대감과 또 흥분을 느끼지만 마지막날에 집으로 돌아올 때는 알 수 없는


황량함과 쓸쓸함, 가슴이 먹먹해짐을 느낀다. 우리 아내와 연애할 때도 항상 그런 느낌을 받았다.


같이 손잡고 놀러 갈 때는 좋았지만 막상 집으로 돌아올 때면 늘 그랬었다. 뭔가 허전함...


오사카 여행은 나의 생애 처음 해외여행이었고 그래서 더 그런 기분이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2016년 12월 17일 새벽 4시에 기상해서 간단히 아침으로 빵을 먹고 준비를 했는데 사실


그 전날에서야 모든 짐을 꾸렸다. 대략 2일 전에 캐리어 비밀번호를 몰라서 무려 800회나 비밀번호 맞춘다고


다이얼을 돌렸고 그제서야 다이얼 비밀번호를 알아냈다. 만약 그렇지 않았더라면 또 돈을 주고 캐리어를 샀을 거다.


보라색 캐리어는 우리가 신혼여행을 갔을 때 사용하던 것이었는데 2012년 이후 처음 사용하게 되었다.


그만큼 장거리 여행은 가지 않았고 이번 여행이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했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콜택시를 부를려고 나비콜, 등대콜 전화를 했지만 전화는 받지 않았고 아파트 후문 쪽으로 나가니 마침


택시가 있어서 그걸 타고 곧바로 공항으로 이동했다. 주위는 아직 캄캄했고 이제 우리는 해외여행을 간다는 기대감으로


무척 들떠있었다. 오전 6시 45분에 하나투어 김수현 가이드와 미팅이 잡혀있었지만 대략 6시경에 이른 시간에 도착을 했고


그만큼 여유는 있었다. 공항에서 한참 여유를 즐긴 후 가이드를 만났는데 사실 그 즈음 많은 이들이 출국장을 나서기 위해


긴 행렬이 꼬리를 물고 서 있었고 우리도 거기에 동참을 했다. 토요일 이른 아침인데도 참 사람들이 많았다.


요즘 대한민국 경기가 무척 어려운데도 왜이리 사람들이 많은지 사람들이 서 있는 줄이 엄청 길었다.


우리가 타는 비행기 게이트는 3번 게이트였고 출국장 내부로 들어가서 또 비행기 시간을 기다린다고 대기를 했다.


이미 날은 밝아있었고 사람들이 왔다갔다 다들 얼굴엔 여행의 기대감으로 표출돼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생애 처음 두번째 비행기는 국제선이었고 우리 비행기는 오전 8시 45분을 부산 김해공항을 떠나 일본 간사이 국제공항으로 무사히


이룩했다. 하늘에서 보는 대지는 그저 작게만 보일 뿐이었고 구름 사이로 보이는 넓은 바다는 시원함과 청량함을 동시에 맛보게 했다.


날씨는 무척 쾌청해서 여행하기엔 너무나 안성맞춤이었고 우리의 여행에서 날씨는 큰 행운이라고 다시한번 말한다.


우리가 간사이 국제공항에서 무사히 착륙해서 가이트 미팅을 다시 하고 일본인 여자 버스 기사와 간단히 인사를 한 이후에


본격적인 오사카 여행이 시작되었다. 첫째날은 간단히 3군데 정도 관광 코스가 잡혀 있었는데 그 전에 고기뷔페에서 고기를


점심으로 먹은 건 너무나 최악이었다. 화력이 약해서 고기가 굽혀지지 않았고 고기 맛도 니맛도 내맛도 없는 것이 오사카 여행에서


먹을거리가 최악이었다는 데 우리 아내도 크게 동의하는 부분이다. 신세카이 스파월드에서 목욕을 마치고 자유석식이 주어졌는데


해외에서 알아서 저녁을 먹으라니 도대체 어떤 걸 먹어야할지 좀 난감하기도 했다. 같이 간 일행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했지만 역시


점심 못지않게 부실한 저녁이었다. 같이 간 일행 중 한 사람과 이런저런 대화를 나눴는데 집은 사상쪽에있었고 실내 인테리어 업자 같았다.


그 사람은 우리에게 사진도 많이 찍어주고 말도 많이 붙여주고 이번 여행에서 무척 고마운 사람이다. 나중에 헤어지면서 서로 악수도 하고


그랬는데 이번 여행에서 좋은 매너를 가진 사람들과 함께 동행을 한 것도 상당히 운이 좋지 않았나 생각된다.


호텔은 도저히 빼놓을 수 없는 최악이었는데 우리나라 일반 모텔보다도 훨씬 열악한 시설이었다. 치약도 코딱지 만큼 양이 작았고


화장지도 양도 별로 없었고 무엇보다 너무너무 좁아서 이건 호텔이 아니라 모텔보다도 훨씬 시설이 떨어지는 최악이었다.


물론 깔끔하기는 했지만 침대는 내가 누우면 적당한 정도로 너무 작았고 냉장고에 먹을거리는 아무것도 없었다.


당연히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PC는 없었고 TV도 한국 채널을 볼 수 있는 게 없었다. 저녁에 돌아와서는 호텔에서 아무것도 할 게


없었다. 그렇다고 주변을 둘러볼 수 있는 것도 아니었도 우리가 묵은 호텔이 신오사카 호텔인데 오사카 시내가 아니라 변두리 지역인 듯


싶다. 호텔 주위에 나가서 볼 게 아무것도 없었다. 원래 밤에 주변을 둘러보는 재미도 솔솔한데 전혀 그런 것이 없어서 1인당 90만원대에


해당하는 패키지 상품이 왜 이래? 말이 나올 정도였다. 좁은 호텔 실내는 가히 충격적이었다.


조식은 오전 6시 30분부터 시작됐는데 조식도 그닥 인상적이지 못했고 일반적으로 먹는 그저 그런 수준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번 오사카 여행에서 먹을거리는 정말 최악이라는 말이 안 나올 수 없는 지경이었다. 점심도 우동과 약간의 밥으로 떼우기도 했고


돈 값 대비 식사는 너무나 조잡하고 떨어지는 수준이었다.


이번 관광을 하면서 나름 한 가지 느끼는 바는 일본 자판기는 캔 자판기 밖에 없다라는 것이었다. 우리가 종이컵 커피를 뽑아먹을려고 해도


커피 자판기는 전혀 눈에  띄이지 않았고 캔 커피 자판기 밖에 안 보이더란 점이다. 일본엔 종이컵 커피 자판기가 정말 눈에 띄이지 않았다.


우리가 오사카 현지에서 실제 쓴 돈은 얼추 3만원도 채 안 된다. 편의점에서 약간의 간식거리를 산 걸 제외하면 쓴 돈은 전무후무하다.


여행가기 전에 인터넷 검색을 하면서 일본 편의점이 먹을 게 그렇게 많다고 했지만 우리가 들른 패밀리 마트는 간식거리가 별로 없었고


일본 과자를 양껏 먹어보겠다는 나의 의지는 그렇게 꺾이고 말았다. 다만 편의점 도시락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다양하고 종류가 많았다는 건


대체로 인정한다. 도시락은 무척 많이 구비가 돼 있었다.


집에 와서 실펴보니 우리가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사진은 173장 정도였고 기타 휴대폰 카메라로 찍은 게 10여장 안팎이다.


우리 아내와 같이 찍은 사진은 정말 몇 장 없는 게 또 아쉽움으로 남는다. 카메라 삼각대를 가져갔었어야 했다.


셀카봉도 가져갔지만 얼굴만 찍을 수 있고 주변 배경은 화면에 나오지 않아서 실제로 큰 효용은 없었다 하겠다.


관광지에서 찍은 사진은 적지 않게 찍은 거 같은데 김해공항이나 간사이 공항에서는 사진이 전무했다는 것도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비행기 타기 전에 이미 충분히 기대감과 들 뜬 기분이 들기 때문에 사진으로 그런 것들을 담아볼만도 한데 그렇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그래도 비행기 내부에서 하늘에서 찍은 비행기 윙과 구름의 조합은 무척 아름답기까지 해서 다행스럽기도 하다.


우리의 첫 해외여행은 이렇게 3일간 짧게 끝났는데 언제 이렇게 시간을 낼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나도 일을 하고 우리 아내도 일을 하고 서로 시간 맞추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라서 말이다. 여름휴가 때도 서로 시간이 안 맞아서 나 혼자


오대산 국립공원에 다녀오기도 했었고 앞으로도 큰 변화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여행이 더 깊이감이 느껴지는 게 아닐까 싶다. 여행 갔다와서 첫째 날 일을 할 때는 적응이 잘 안 됐던 거 같다.


해외에서 관광을 하다가 갑자기 일을 하니 어제 관광하던 기억이 너무나 또렷해서 일이 제대로 손에 잡히지가 않더란 말이다.


일주일이 지난 지금도 크게 다르진 않다. 이 글을 쓰는 일주일 이 시간에 우리는 아라시야마 치쿠린 대나무 숲을 보고 노노미야 신사,


도게츠교를 보고 버스를 타고 오사카로 이동하고 있었다. 날씨도 그 때나 지금이나 맑고 쾌청한 것이 아주 좋은 날씨였고...


이처럼 진한 여운이 남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희석이 되어가겠지, 그리고 우리의 이런 추억들은 서서히 빛을 바래 가면서 세월은


흘러갈 것이다. 그리고 또다른 기억들로 머리속은 채워질 것이고 가슴에 담겨질 것이다.


결혼 4년이 지나서 처음 해외여행을 갔다왔고 여기에 이 기록을 남긴다. 우리가 함께 하는 시간과 아름다운 추억은 언제나 계속 되어져야 하고


그렇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우리 아내와 함께 했던 이번 여행이 무사히 잘 마무리 된 것에 너무나 감사하고 고맙게 여기면서


오사카 여행 일기를 마무리 짓는다...


아~~~~~~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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